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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스런 2012. 4. 20. 10:38




세익스피어의 작품에 대한 영화라 해서 그냥 다운 받아두었다.

그러면서 스마트폰으로 파일을 옮기고 대중교통을 이용한 출퇴근시간 짬짬히 보게되었다.

사실 버스나 전철에서 스마트폰으로 볼 수 있는 영화는 조금 제한적이다. 

무슨말이냐 하면 특히 외화의 경우 조금 야한장면이 나오기도 하는데, 이게 대중교통 안에서 그런 장면을 보고 있기란 여간 뻘쭘한게 아니다. 그래서 스마트폰으로 옮기는 영화는 액션류가 대부분이고 조금 짙은 멜로물은 금하는 편이다.

Anonymous.. 이 영화는 다행히 농도깊은 장면은 없다. 우선 그것이 선택의 이유였다.

간단한 영화소개를 읽어보니, 세익스피어의 작품이 사실 그의 작품이 아니라 이름없는 어느 귀족의 작품을 받아서 발표한 것이라고 해서.. 그냥 궁금했다.


그런데 가만히 보니, 단순히 이 영화는 희곡에 대한 이야기만으로 이해할 수는 없다.

튜더왕조의 마지막이었던 엘리자베스1세 여왕의 말년 즈음에 일어난 정치투쟁을 시에 대한 낭만과 암투로 그려낸 것이다.

처음 시작은 이렇다. 

어느 연극무대에서 연극 내용을 소개하면서, 세익스피어가 위대한 극작가가 아니라 배우에 지나지 않았다고 하면서 시작한다.

이 영화에는 윌리엄 세익스피어와 동시대에 살았던 벤존슨(Ben Jonson, 1572~1637, 극작가·시인, 1616년 계관시인)이 가난한 구두수선공의 아들로 태어나 당시 귀족을 풍자한 코메디 희곡을 올리던 극작가로 생활하는 것 부터 시작한다.

예전 엘리자베스여왕의 정부로 설정된 옥스포드 백작(에드워드 드 비어)는 희곡에 대한 열정으로 머리속에 떠돌아 다니는 "말"을 희곡으로 옮기고 있는데, 당시 궁정에서는 귀족의 그러한 생활이 금기시 되었던 시기 였기 때문에, 그는 자신의 희곡을 "익명(Anonymous)"로 무대에 올리고 싶어한다. 그래서 벤 존슨을 찾아 그를 통해 대신 올리려고 했으나, 벤 존슨의 연극에서 배우를 하던 세익스피어가 그 역할을 대신하고 그의 희곡은 당대 큰 유행을 이끌어 낸다.

여왕의 말년에 그를 계승할 왕위를 놓고 당시 권력을 잡고 있던 쎄실 경의 암투에 의해 제임스 1세가 즉위하게 되는데, 그 과정에서 여왕의 사생아와 옥스포드 백작의 좌절을 잘 그리고 있다.

특히 쎄실 경의 권력을 민중봉기를 통해 빼앗으려는 옥스포드 백작은 '리차드3세'라는 희곡을 써서 문필의 힘으로 권력을 무너트리려 하지만, 미리 정보를 빼낸 쎄실경에 의해 좌절되어 에식스 백작(로버트 데버루 Robert Devereux)가 처형되는 등 실패하고 만다.


따지고 보면 이 영화는 16세기 영국 튜더왕가의 마지막을 그리면서 역사적 평가도 빼놓지 않고 있다. 이혼문제로 성공회를 만든 헨리8와 앤볼린의 이야기처럼 튜더왕가의 스캔들에 대한 이야기는 이미 세상에 알려진 이야기이고, 평생을 처녀로 살았다고 하는 엘리자베스1세 역시 16세에 첫 애기를 낳은 것으로 그려지고 있으며, 영화에서는 옥스포드 백작이 그의 아들이면서도 그의 정부로서 다시 손자가 태어나는 상황에 이르는 등, 튜더왕조의 난잡하고 왕성한 성생활을 꼬집기도 한다.

하지만 이 영화는 그런 것을 다 떠나서 '문필'이라는 것은 어떠한 탄압이 있다고 하더라도 결국에는 극복하고야 만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어하는 것 같다.

이 영화를 만든 롤랜드 에머리히는 벤 존슨의 희곡 "십인십색(EveryMan in His Humour, 1598)"의 초연에 세익스피어가 배우로서 출연한 것에 착안하여, .... 다른 나라의 역사라서 잘모르는) ... 사실인지 아닌지 모를 여러 인물의 캐릭터를 창조하고 당시의 암투 속에서 결국 "문필"의 힘을 그려내고 있다.

아마 예술의 창작이라는 것은 시대가 아무리 어둡고 암울하다 하더라도 결국 그 예술혼이 승리하고 만다는 작가주의를 생각했는지 모른다.

요즘처럼 30년 전으로 돌아가 정치적 암흑기에 참고할 만한 비유가 아닌가 한다. HiSTOPiA™


2012.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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