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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나 까레리나

잡스런 2013. 2. 27. 16:28


안나 카레니나 (2013)

Anna Karenina 
8.2
감독
조 라이트
출연
키이라 나이틀리, 주드 로, 애론 테일러-존슨, 켈리 맥도널드, 매튜 맥퍼딘
정보
드라마 | 영국 | 130 분 | 2013-03-21



안나 까레리나(Anna Karenina)

조만간 3월 21일에 개봉한다는 영화다.
얼마전 비공식적 경로를 통해 얻어서 역시 출퇴길을 이용해서 보게 되었다.
출퇴근길에 넥7을 이용해서 영화를 본다는 건 여가시간을 유용하게 이용한다는 것도 있긴하지만,
아무래도 영화 한편이 1시간 반에서 2시간인데 그 시간 동안에 꾸준하게 집중해서 볼 수 없다는 단점도 있다.
그러니깐 끊어봐야하는 영화라서 가뜩이나 짧은 기억력으론 영화의 연속성을 확보할 수 없다....

그래도 이 영화는 영국에서 영국배우들로 만든 러시아 배경의 영화임에도 모스크바나 페테르부르크를 그려내는데 별로 거리낌없다.

동명의 영화야 워낙에 많이 만들어졌는데다가, 똘스또이 원작의 소설도 이미 클래식이 되어버렸기 때문에 재삼 줄거리를 운운하는 것도 "0"과 "1"로 구성된 웹공간의 낭비일게다..




누구다 다아는 불륜소재의 이 영화는 배우들의 연기도 그렇지만, 무대장치?가 압권이다.
러시아 배경의 영화라고 한다면, 흔히 닥터 지바고에서도 그러했지만 광활한 백색의 벌판 그리고 단단하게 얼은 얼음위의 동토가 떠올리기 마련이다.
이 영화는 그러한 자연친화적 배경을 최소한으로 하고,
실내장면의 대부분을 건물을 이용하기 보다는 연극무대의 무대장치를 그대로 보여주는 것에 의존했다. 심지어 증기기관의 기차도 미니어쳐로 만들어 촬영하였다. 
어찌보면 연극에서 단순한 무대장치라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이 영화에서 자주 활용한 연극무대의 장치는 무대와 객석 그리고 무대 위의 천정 부분을 적절하게 활용하여 구성하였는데, 그 아이디어가 놀랍다. 그 중 특히 생각나는 장면은 무대 위에서는 말이 달리는 경마를 구현하고, 그 아래에서는 관객들이 오페라글라스를 이용해 경마를 보는 광경을 만들었다. 
그리고 무대위와 객석 자리를 무도회장으로 만들고, 무대위 천정 부분은 일반 시민이 거주하는 거리로 표현한 점은, 무대와 천정을 계급적으로 분화시킨 것으로도 생각된다. 무대와 객석에 앉은 귀족과 무대 위 천정에서 돌아다니는 프로레타리아들의 이원적 계급구성을 떠오르게 한다. 역시 연극에서도 무대에 올라 박수를 받는 배우들과 천정에서 휘장과 배경을 오르내리며 고생하는 사람들로 구분되지 않는가. 

또 가끔씩 장면이 교차되는 곳에서는 페이드인 페이드아웃의 오버랩이 아니라, 이쪽 문을 열었더니 다른쪽 문이었다는 식의 편집도 깜짝깜짝 놀라게 하는 기지가 엿보인다.

거기에 연기라는 측면에서는 타의 추종을 허락치 않은 탄탄한 연기력의 소유자들이 출연한다는 점에서도 영화의 안정성은 담보된다.
키이라 라이틀리(안타 카레니나), 주드 로(악렉세이 카레닌), 애론 테일러-존슨(알렉세이 브론스키) 등등...

그중에서도 특히 가타카(1997)에서 우월한 유전자를 소유했음에도 교통사로 불구가 되어 DNA를 판매하는 제롬의 역할을 했던 주드 로의 절제된 연기가 압권이다.
뭐 개인적으로 좋아라 하는 배우라서 그가 어찌 연기를 했건간에 그의 연기에 대해 칭찬할 수 밖에 없는 입장이긴 하지만서도,
불륜으로 사랑없는 결혼생활을 유지하려는 그의 눈빛과 표정이 인상적이다....

적당하게 아는 줄거리라 어찌될지는 알고 있는 영화의 전개를 무대장치와 연기력으로 긴장감을 풀지못하게 하는 짜임새 가득한 연출력의 소유자 감독 조 라이트의 능력도 새겨볼만 한다....

어찌 조금 더 여유를 갖고 봤으면 하는 영화라서...
거실에서 꽝꽝거리는 음향과 함께 봤으면 한다... 물론 그분의 내락이 있어야만 하겠지만.. 

이제 안나는 다시 볼 날을 기약하면서 오늘 부터는 70년대 이란과 미국으로 가보자... 이젠 ARGO다...

2013.2.26 HiSTOP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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