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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국 일본이 본 동아시아 1~3(민속원, 2023.12)

잡스런 2024. 11. 27. 16:37

책 표지

 

오랫동안 작업을 한 끝에 올해 초에 나온 책이다.

대련에 있던 일본 사진 촬영팀이, 매달 10장씩 앨범으로 제작해서 배포.판매했던 것이다. 중국, 만주, 티벳, 대만 그리고 조선까지 총 4,600여매 정도 된다.

사진이 찍힌 지역은 동아시아 전역이다.

 

 

그 중에서 1,600여매가 만주와 조선에 해당하는 사진자료다.

촬영시기와 위치가 정확한 자료로 이용가치가 무지 높은 것이고...

만주지역에 대한 더욱 자세하고 전문적인 설명이 필요해서 김주용 선생님 아니 형님의 도움을 받았다.

 

백두산천지 (아동인화집 15회, 1925.10)

 

 

아래는 '책머리에'

사진의 원리가 발견되고 최초의 사진이 촬영된 것은 19세기 초이다. 이윽고 19세기 후반 조선과대한제국을 견문한 외국인들은 우리나라의 모습을 사진으로 남기기 시작하였다. 생각해 보면 사진은 촬영 당시의 상황을 직관적으로 기록한 자료이다. 그렇기 때문인지 사진은 근대적 기술 발달에의해 탄생한 새로운 사료로 인식되어, 역사학 연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사료로서 자리잡은 지 꽤 오래이다. 하지만 아날로그 시대에는 사진자료를 적극적으로 활용하지 못했다. 그 당시에는 사진자료를 인화본 혹은 인쇄본으로만 확인할 수 있었다. 따라서 활용이라는 측면에서 사진은 여러 가지제약이 따랐다. 즉 아날로그적 편집 및 인쇄 시스템으로 인하여 활용하기에는 수월찮았다. 이에 비해서 디지털 시대에 들어서는 고해상도 스캔과 편집방식의 디지털 전환(전자조판) 등 사진자료의 이용을 활성화하는 기반이 조성되었다. 더욱이 온라인으로 디지털화된 옛 사진을 자유롭게 열람할 수있게 되면서, 접근성(검색)과 활용성(다운로드) 면에서 그 이전과는 비교가 되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진자료는 가끔 오독과 오용의 오명을 입기도 한다. 애초부터 출처가 불분명하고, 내용이 제대로 전달되지 않은 채 사용된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한편으로는 온라인으로 쉽게 접하게 되면서 당연히 검증해야 할 사진자료를 무비판적으로 사용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 그래서 이 책은 사료로서의 사진에 대해서 시기·출처·내용을 함께 분석하고 정리하며, 그 의미를 파악하려는 의도에서 기획하였다. 다른 한편으로는 출처주의에 입각한 역사연구의 중추적 사료로서의가치를 판단하고, 향후 사진자료의 비판적 활용 기반을 마련하려는 것이다.
사실 필자가 이 책의 저본이 되는 『아동인화집』과 『아세아대관』을 온라인 상으로 처음 열람한것은 벌써 9년 여 전의 일이다. 정확하게는 2014년 10월 22일이다. 디지털 역사자료에 대한 자료를정리하던 중에 일본 동양문고東洋文庫의 웹사이트를 통해서 『아동인화집』을 열람하게 되었고, 첫 번째 권에 게재된 백두산 천지의 모습(1925.10 간행)을 확인하고는 개인 SNS에 공개하였다.
이후 『아세아대관』을 포함하여 이 두 사진집에 게재된 사진들을 하나씩 정리하기 시작하였다.우선은 간단하게 사진제목, 대상지역, 간행호 정도였다. 그렇지만 5,400여 면에 달하는 사진자료를혼자서 일일이 정리하는 것은 오랜 시간을 요하는 작업이었다. 하여간 지난한 과정을 거쳐 2021년4월경 사진에 대한 개략적 정리가 완료되었다. 사진집의 표지와 내지 그리고 목차 및 기사(후기 포함)등을 제외하고, 사진자료만을 산출하니 4,678면이었다.
이 두 사진집은 다양한 지역에 대한 풍부한 내용을 수록하고 있고, 무엇보다 사진의 양이 압도적으로 많기 때문에 전체적인 규모와 내용을 일관하는 것 쉽지 않았다. 약 7년여에 걸친 정리 작업 이후에야 비로소 수록된 사진들의 성격을 나름 파악할 수 있었다.
첫 번째 성격은 생경함이다. 흔히 봐왔던 20세기 초반 제작된 화보집의 이미지가 아니라 생경하고 상세한 중국과 동아시아의 모습이 담겨 있다. 즉 사진 촬영의 대상지역이 광활하게 퍼져 있고,이른바 오지의 모습도 담겨 있다. 예를 들어 장강삼협長江三峽의 웅장함이나 서장西藏, 후장後藏, 인도 북부, 몽골, 대만 등지의 토속적 풍광 등에 대한 생생한 전달이 그것이다.
두 번째로 민족지적 자료이다. 내몽골지역 라마교 축제의 모습을 보면, 주최자와 참여자들을 세밀하게 기록하고 있다. 특히 악귀구축惡鬼驅逐을 위한 가면무, 악대와 악기, 승려 등의 모습을 정확하게 담고 있다. 중국의 전통신앙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이다. 세시풍속을 비롯하여 도관道觀과 사묘祠廟 등이 대상이며 대석교大石橋 랑랑묘회娘娘廟會에 대한 사진자료도 관심이 간다. 또한 대만 지역의 사진에서는 이른바 원주민의 생활·풍습을 기록하고 있다. 이렇게 기록자 입장에서 특수한 문화현상을 다양하게 채록하면서 20세기 초반의 이른바 ‘전근대’를 적나라하게 전하는 문화사적 가치를가진다. 하지만 이를 단순하게 문화사적 가치로만 판단할 수는 없다. 사실 민족지적인 기록에는 제국주의자들의 ‘시혜施惠’라는 입장이 반영되기도 한다. 그래서 대륙진출의 야망을 오랫동안 꿈꿔왔던 일본이 “제국주의”라는 이름으로 중국 전역을 주유周遊할 수 있는 권력을 소유하고 기록한 것으로 풀이해야 할 것이다. 다시 말해서 동아시아에 대한 민족지적인 기록은 제국 일본이 일찍이 근대화를 달성한 문화적 우월감에서 채록한 것으로 이해하여야 한다. 이 사진집 역시 그러한 제국 일본의 시각이 철저하게 수용되어 있다.
마지막으로 군사적 정탐이다. 우선 20세기 제국 일본의 대륙 진출에는 몇 가지 중요한 계기가있다. 일본은 청일전쟁(1894~5)을 시작으로 러일전쟁(1904~5), 만주사변(1931), 만주국설립(1932), 중일전쟁(1937~45), 제2차세계대전(1939~45) 등 굵직한 전쟁의 당사자이자 전범국이었다. 이들 전쟁의 전과가 이 사진집에 잘 남겨져 있다. 주요 전승 전적지를 기념하는 사진, 그리고 만주사변과 중일전쟁시기 주요 정보에 대한 사진을 남기고 있다. 특별히 중일전쟁의 발발 몇 년 전부터 노구교盧溝橋를비롯한 화북지역의 사진들이 집중 배치되어 있다. 또한 사진집의 제작과 관련하여 일본 정부와 군의 협조도 적극적이었다. 매월 생산되는 사진집의 제작을 핑계로, 그리고 문화사적 의미를 담은 사진 촬영을 이유로, 주요 사건이 있었던 곳의 정보를 사전에 획득하였다. 이러한 사전 정보활동은 당시 일본정부 및 군과 밀접하게 관련되었을 것이다.
이 두 사진집에 대한 위와 같은 문제의식을 가지고 판단하니, 이 자료를 책으로 발간하여 공개하는 것이 과거 동아시아에서 제국 일본의 행위를 공유하는 방법이라 생각되었다. 그 와중에 민속원 홍종화 사장님을 만났고, 홍사장님은 전부터 알고 있던 자료라면서 드디어 이 자료가 빛을 보게 되었다며 흔쾌히 허락해 주셨다. 다행스럽게도 민속원에서 국립중앙도서관 소장본의 촬영본을 가지고 있어서 기본자료로 활용할 수 있었다. 민속원 편집부에서 이미지 대조작업을 완료하셨기 때문에큰 수고를 덜 수 있었다. 또한 시리즈 중 먼저 출간하려는 만주·조선편에 대해서 독립운동사와 일제강점기 만주지역사에 해박한 원광대학교 김주용 선생님의 적극적인 참여가 있었다.
대학원에서 공부하던 시절, 선배들로부터 들은 이야기는 아직도 역사공부에 대한 근본적인 자세를 갖추게 한다.
“상상은 자유롭게, 구상은 원대하게, 그리고 고증은 철저하게”
이 책도 그런 의미를 갖고 있다. 역사연구는 철저하게 고증되어야 하고, 사진자료라는 사료에대한 궁구窮究 역시 고증의 절차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의 고증 과정에서 다소 무리가 있을수 있다는 점은 필자 본인도 인정하는 바이다. 예컨대 사진에 대한 지역 설정에도 일부 억측이 있다. 또한 사진의 내용 설명에도 비전공자의 무지로 인한 오류가 있을 수 있으며, 더더욱 라마교와중국 전통신앙에 대한 몰이해도 있으리라 생각한다. 부디 해당 전공자들의 면밀한 검토와 분석이이어져 질정과 보완이 계속되기를 바란다. 이와 같은 분석연구가 이어진다면, 출처주의에 입각한사진자료의 비판적 활용이라는 이 사진집 발간의 의미 중 하나는 달성되는 것이라 생각한다.
이제 오랜 기간 묵혀왔던 자료가 책이라는 매체를 통해 세상에 빛을 보게 되었다. 이 책이 나오기 까지 많은 양의 사진자료를 묵묵히 편집해 주신 민속원 이효진 선생님과 편집부의 여러 선생님들, 사진에 대한 정보를 비교 대조·정리해주시고 출판시장의 어려움 속에서도 두꺼운 책의 출간을거리낌 없이 승인해 주신 홍종화 사장님께 감사를 드린다. 아울러 바쁘신 가운데 필자의 무리한 요청을 승낙하시어, 전공자의 입장에서 면밀하게 검토해 주신 원광대학교 김주용 선생님께도 사의를표한다.

2023년 12월
일산 난정재에서 주성지 씀

신경(현재 장춘) 創業館(창업관) : 이토히로부미(伊藤博文)이 하얼빈에서 안중근의사의 총탄에 죽임을 당하기 하루전 만찬을 했던 장소(아동인화집 147회, 1936.10)

 

만주 조선편의 대상 사진의 위치

 

 


판매처 : 알라딘 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33421491©Paper=1&ttbkey=&start=api

 

제국 일본이 본 동아시아 1 : 조선·지린성

사료로서의 사진에 대해서 시기·출처·내용을 함께 분석하고 정리하며, 그 의미를 파악하려는 의도에서 기획하였다. 다른 한편으로는 출처주의에 입각한 역사연구의 중추적 사료로서의 가치를

www.aladin.co.kr

 

책에 대한 정보는 : https://www.hflib.kr/#/search/detail/226954

 

동북아역사자료센터

 

www.hflib.kr

 

연합뉴스에서 김예나 기자님이 내용을 잘 써주셨다. ㅎㅎ

https://www.yna.co.kr/view/AKR20240220003900005?input=1195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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