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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래의 또다른 이름,海鰍 : 바다미꾸라지(海鰍) | 표해록, 당토행정기唐土行程記 본문
고래의 또다른 이름, 海鰍 : 바다미꾸라지(海鰍)
| 표해록, 당토행정기唐土行程記
예전에 표해록 역주 작업을 할때, [당토행정기(唐土行程記)]의 해추도(海鰍圖)를 인터넷에서 어렵게 찾았다.
당시에는 이 그림이 당토행정기에 실린 삽화라는 생각은 못하였고, 게다가 해추도(海鰍圖)라는 글씨에서 "鰍"를 알아보지 못해서 어쩔 수 없이 표해도라고 적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참으로 부끄러운 짓이다. 그레이트북스 시리즈에 걸맞지 않은 미숙함이 그대로다. 혹여 그럴 일은 없겠지만, 나중에 재판이라도 찍을 요량이면 그 캡션부터 수정해야 겠다.
하여간 인터넷에서 얻은 그 이미지를 책에 써야하니, 열심히 뽀샵질을 해서, 약간의 완성도를 높여서 표해도라는 이름으로 책에 실었다.
책이 나온 것이 2004년인데, 14년이 지난 지금에서야 원본 자료를 친견(?)했다. 지금에서야 확인할 수 있었던 것은 역사DB의 힘이기도 했지만..
사실 이 자료가 웹서비스되기 시작한 것도 제법 오래전인듯 한데, 이제서야 찾아서 확인했다.
이 천성적 게으름을 어찌할고...
그런데 표해록에서 최부가 흑산도 서남쪽 100여 킬로미터 떨어진 곳에서 표류 중 목격한 고래를 그려 넣은 이 海鰍圖에는 거센 풍랑과 함께 표류하는 선박 뿐 아니라, 검정색으로 고래가 그려져 있다. 누구든 딱 봐도 고래임을 알 수 있는데, 제목이 海鰍圖이다. 海鰍, 글자 그대로 해석하면 바다 미꾸리이다. 당시 표해록의 기록에서도 고래라고 표현하였고, 일본에서도 鯨이라는 글자를 사용했음에서 海鰍라고 명명했는지 궁금타. 표해록의 기록 중에 마치 회랑과 같이 길다고 해서 긴 것을 상상하다가 '鰍'를 떠올렸는지도 모르겠다. 이런건 어디까지나 필자의 상상력에 의지한 것이지, 어디에 근거한 것은 아니다. 아뭏든 당토행정기에 海鰍圖라고 쓰는 바람에 그걸 제대로 읽어내지 못하고 책을 낼때 오류를 자행한 죄를 이렇게 일본 탓으로 돌리는 만행을 하고 있다. ㅎㅎ
마지막으로 당토행정기에서 그려진 항주의 서호(西湖) 풍경도 더불어 같이 올려본다.
2018.5.4 HiSTOPiA™ : 주성지(페이스북에 썻던 글을 약간 수정하여 다시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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